이 대통령은 전날 밤늦게 참모진으로부터 이 전 의원의 구속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.

이 전 의원의 구속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방안은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. 관련 수사가 현재 진행중인데다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할 경우 레임덕을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.

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이 대통령의 대(對)국민 사과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으며 그 시기와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.

이 대통령이 이번에 사과할 경우 측근 및 친인척 비리와 관련된 세 번째 입장표명이 된다.

이 대통령은 연초 국정연설을 통해 "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 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"고, 지난 2월 취임 4주년 계기 특별기자회견에선 "주변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할 때마다, 또 그것이 생길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힌다. 화가 날 때도 있다. 국민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 "고 각각 입장을 표명했었다.

한편에선 이 대통령의 침묵 속에 사과 보다 더 깊은 고민과 송구스런 심정이 담겨 있다는 시각도 있다.

이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'제1회 인구의 날 기념식' 참석 일정도 취소했다. 청와대 관계자는 "행사 성격과 관련해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하다 최종적으로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"이라며 "이 전 의원의 구속과는 상관없이 이뤄진 결정"이라고 말했다.

취재_김경선 기자 (ksluv33@hanmail.net)